조지 소로스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난해한 방정식을 이용하는 효율적 시장론자들은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이 올라설 수 있는가를 계산하려고 했던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위대한 투자자들이 혐오하는 효율적 시장가설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보자.
풀 사뮤엘슨은 1915년 미국 인디애나 주 개리에서 태어났다. 약사인 유대인 아버지 덕분에 사뮤엘슨은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사뮤엘슨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스물다섯에 이미 자신의 나이보다 많은 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나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강사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1940년에 케임브리지 반대쪽에서 5km만 움직여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 당시의 MIT는 공과대학으로 유명했을 뿐 경제, 정치, 사회분야에서는 하버드보다 한수 아래로 여겨졌다. 아이비리그 대학이 취했던 반유대주의 성향을 상관하지 않고, 단지 탁월한 논문의 저자라는 이유로 사뮤엘슨을 채용했던 것은 MIT의 진보적인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어쨌든 MIT는 사뮤엘슨의 영입으로 전성기를 맞고 미국 최고의 경제학과를 발돋움했다.
폴 사뮤엘슨은 경제학을 수학으로 바꾸어 놓았다. 고전경제학에서 케인즈까지 1950년대 중반 이전에 경제학을 공부한 학자들은 주로 말로 경제학을 설명했다. 최근 멘큐가 사례를 넣어 매우 쉽게 기술한 결제학 교과서가 대세로 자리잡기까지 폴 사뮤엘슨의 경제학 교과서는 수십 년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학자가 주장하는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해서 알아보자. 효율적 시장가설이 태동한 것은 프랑스의 위대한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의 제자였던 바슐리에가 1900년에 발표한 학위 논문부터이다. 바슐리에의 이론은 어느 한 시점의 주가가 그 주식과 관계되는 모든 적절한 정보를 반영한다. 이 아이디어는 효율적 시장가설로 공식화되었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효율적이라면 기업에 대한 가장 최신의 정보가 기업의 주가에 즉각 반영되어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주식시장은 그 즉시 도박판이 되고, 주가의 추이는 갈팡질팡한다. 우연이라는 천사가 모든 가격이 적힌 카드가 담긴 박스에서 매일 하나의 가격을 꺼낸다. 모든 카드가 뽑힐 확률은 동일하다. 어제의 가격과 내일의 가격과의 관계의 패턴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런던 정경대학 교수였던 모리 스캔들은 투자자들이 가격을 점쳐서 돈을 벌 수도 없으며 그것이 진리이지만 투자자들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어차피 주가 예측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릴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에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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